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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관하여
문학을 통해 순수를 찾고자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최근 등록된 덧글
으악. 뭔가 힘드신가보..
by pine at 07/02 저도 흡연자입니다만, .. by automatic at 07/01 제가 사는 집도 20년이나 .. by automatic at 07/01 에이~ 공부 잘 하시잖아.. by 마리오네뜨 at 06/29 상상만 해도 무서워요. .. by 마리오네뜨 at 06/28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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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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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은 어떠셨나요? 선생님이 가진 마음 씀씀이와 열정은 아이들을 감동시키게 될 거예요. 화이팅입니다! 늘 눈이 가는 후배 OO아~ 슬리퍼를 사줄까 밥을 사줄까 고민만 하다가 벌써 출근날이 되어 버려서 언니는 뜨악~하다;; 잘하고 돌아와^_^ 애들이랑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들고~ 언닌 그 달의 기억으로 3년째를 버티고 있으니까 안뇽 응원할게] - KJ언니가 보내준 예쁜 문자 선생님 놀이를 하러 드디어 학교에 갔다. 교육실습을 선생님 놀이라고 낯추는 건 나름 나를 경계하기 위한 방법이다. 어딘가에서 들었는데 교생을 간다고 했더니 선배가 그랬다지. "진짜 선생님인 것처럼 착각만 하지 않으면 교육실습 성공이다."라고. 시간 많았던 주말 내내 2MB 키보드 워리어 한다고 못 했던 과제를 밤새 하고, 나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교육실습을 무려 잠 한숨 못 잔 쾡한 얼굴로 가게 되었다. 나는 안 그래도 얼굴이 붉은 편인데 잠을 못 자면 열이 다 얼굴로 몰려 더 빨갛게 된다. 아침에 얼굴을 보니 참 가관이었다. 한숨 한 번 내쉬어주고 씻고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흰 자켓에 까만 치마라는 졸업사진 정석 패션을 착용했다. 그리고 7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평상시에는 저 때에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거의 4년 만에 겪어보는 출근길 찜통 버스를 타고 15분을 달려 (끼어서 15분 갔다고 엄살은) M 중학교에 도착했다. M 중학교로 실습을 가는 우리과 학생은 모두 9명. 그러니 뭐 새로운 사람과 만날 기대 같은 건 있을리가 없다. 다들 짠듯이 흰 자켓, 흰 블라우스에 까만 치마, 까만 바지. 같이 다니면 매우 부끄럽다. 그렇게 차려입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안에 입성. 다른 교생 분들하고 (하지만 이들도 복도에서 맨날 보던 우리 학교 사람들) 얼굴이나 보고 교무 회의에서 인사 드리고 교생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교생실은 아마 토론실 같은 걸로 쓰는 곳 같은데 컴퓨터도 있고 좋다. 1인당 1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뭐 나는 민폐 끼치는 교생이니까요, 불만 따윈 없다네. 아침 내내 교감 선생님, 상담 부장 선생님, 연구 부장 선생님, 학생 부장 선생님의 상담 수업, 학생 지도 같은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점심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되었다. 나는 J양, M언니와 함께 2학년 3반의 교생이 되었다. M학교는 급식을 교실에서 먹는지라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먹게 되었는데 애들 밥 다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오늘은 뭐 밥도 없고 국도 국물 밖에 없고 반찬은 콩자반 밖에 없는 밥을 먹게 되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뭐 초딩 같지만 아침 내내 기다리느라 진짜 배고팠는데 흑흑. 내일부턴 아침 든든하게 먹고 가야지) 아, 그리고 우리 담당 선생님이 되어 주실 2학년 3반 선생님은 진짜 킹왕짱 훈남! 서른 두살, 결혼했는지 안 했는지는 반지가 없어서 알 수 없고, 6년차 물리 선생님(군대 다녀오자마자 임고 바로 됐다는 소리), 무엇보다 박해일을 닮았다! 꺄옷! (그 선생님 볼 때마다 자꾸 영화 '연애의 목적'이 생각나는 건 왜인지) 밥 먹고 아이스커피랑 빵도 주셨다. (허기진 배에 한 줄기 등불이 되어주신 그 분) 허전한 점심을 먹고 다시 교생실에 올라가서 오리엔테이션 수업을 계속 듣다가 청소 시간이 되어서 2학년 3반에 갔다. 말이 청소 지도지, 이거 뭐 괜히 혼자 쫄려서 애들한테 말도 잘 못 하겠고 계속 생글생글 웃고만 있는다. 흑흑. 선생님이 컬러로 프린트 된 아이들 얼굴이 있는 출석부를 주셔서 그걸 보면서 복도에 있는 애들한테 말을 걸었다. "화목이 걸레질 하기 힘들지 않아?" 뭐 이러면서 어색한 표준어. 나의 본색은 언제 나오려나. 그래도 애들이 말을 걸어주니까 되게 대답도 잘 해주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지나가는 애들이 인사도 해줬다. 안녕하세요 그러면서. (감동) 그런데 아이들이 청소를 잘 못해서 (물론 내가 보기엔 깨끗하기만 하더라만) 선생님이 화가 나셔서 다시 청소를 하라고 하고 나가시며 우리보고는 뒷정리는 선생님이 할테니 먼저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교과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1, 2주 수업 참관하고 3, 4주째는 이제 수업을 하게 될테니 9학년 국어 4단원 전체 지도안을 짜오라고 하셨다. 뭐 거기에 아주 작은 잡무 하나하고. 생각해 보면 얼마 전에 수업 시연했을 때 20분 짜리 수업 지도안 하나 짜는데 거의 2주가 가까이 걸렸는데 (9학년 국어 1단원에 배추의 마음을 했었다) 이거 뭐 대단원 전체 다 짜려면 얼마나 걸릴까. 무서워. 안 그래도 우리 담당해주시는 교과 선생님이 되게 깐깐하다는 말이 벌써부터 들리는데 아 무섭다. 그렇게 교생실로 돌아와보니 우리 세 명을 기다리느라 전체 교생 21명이 다 집에 못 가고 있었다. 아, 미안해라. 근데 상황을 몰라서 미안하다는 말도 못 했다. 미안해요 선생님들. 집에 가는데 교과 선생님이 전화오셔서 참고서가 있으니까 빌려가라고 하셨다. 이런 것까지 챙겨주시고 감사해라. 그렇게 집에 와서 못 다한 과제를 마저 하고 촛불집회 생중계 영상을 보고 이렇게 일기를 쓰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하루 밤 샜더니 정말 미친 듯이 피곤하구나.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좋은 일 하나! 인터넷에서 3만원 짜리 블라우스를 하나 샀다. 오늘 배송이 왔다고 하길래 택배를 찾아 왔는데 보니까 내가 주문한 게 아니네? 5만원 짜리 원피스가 온거다! 안 그래도 이거 사고 싶었는데 그냥 블라우스 산 건데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혹시 법에 위반되고 그런 건 아니겠지. 그냥 나 입을래요) 내일은 교과 선생님이 3학년 수업 하시는 거 참관하러 가기로 했는데 기대된다. 오늘 온 원피스 입고 가야지. 다들 잘 자요. + 아 그러고 보니까 오늘 되게 엄청난 걸 봐버렸다. 대구 지역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교사가 눈치챘던 것이 아이들이 성행위를 묘사하는 장난을 쳐서 상담을 하면서 그걸 발견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오늘 점심 먹고 애들이 놀고 있는 곳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중학교 1학년이나 되었을까. 남자아이들 둘이서 장난을 치다가 갑자기 한 아이가 친구를 벽으로 밀어 붙이더니 친구의 다리 한 쪽을 들고 몸을 가까이 붙여서 허리를 움직이는 ...장면(어른들이 하는 모습을 흉내내는)을 보고야 말았다. 순간 깜짝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이걸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고 참. 혼자서 고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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